막 재테크 공부를 시작했을 때, 갑자기 유튜브 알고리즘에 한 채널이 등장했다.
바로 ‘뉴욕털게’라는 채널이었다.
이름이 조금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재테크 선배인 남편이 보던 채널이었다. 같은 와이파이를 사용하다 보니 나에게도 관련 영상이 추천된 것이었다.
나도 몇 편을 보기 시작했는데, 그중에서도 ‘경제적 자유’에 대한 그의 생각이 꽤 인상적이었다.
관련 영상
**제가 인상 깊게 본 영상은 ‘경제적 자유’에 대해 뒤집어 보는 시각을 제시하는 뉴욕털게의 이야기입니다. 시간이 있다면 영상을 먼저 시청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는 영상에서 이야기한 내용 중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을 간단히 정리하고,
이후 읽게 된 『깨달은 들짐승처럼 살기로 했다』를 통해 경제적 자유와 재테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 이야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재테크를 공부하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경제적 자유라는 목표를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뉴욕털게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내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경제적 자유’라는 목표 자체를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적 자유를 얻으면 정말 자유로워질까?
뉴욕털게는 경제적 자유라는 개념이 자칫하면 하나의 허상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기 위해 경제적 자유를 얻고 싶다는 생각 자체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 누구나 살면서 어느 정도는 하기 싫은 일을 한다.
직장인도 그렇고, 사업가도 그렇고, 경제적으로 매우 여유로운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경제적 자유를 얻으면 정말 모든 하기 싫은 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오히려 중요한 것은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어떤 태도로 바라보느냐일 수 있다.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싶다는 생각에만 매몰되어 현재의 삶을 견디지 못한다면, 자산이 늘어나는 과정 자체가 고통스러울 수 있다.
반대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의미를 찾고 그 일에 몰입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경제적인 성과가 따라오는 경우도 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 역시 생각하게 되었다.
돈을 많이 모으는 것 자체가 내가 원하는 삶의 최종 목적은 아닐 텐데, 어느 순간부터 돈이 목적처럼 되어 있지는 않았을까?
돈을 더 벌고, 더 좋은 집으로 갈아타고, 더 많은 자산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고 해서 반드시 내가 원하는 삶에 가까워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재테크는 필요하지만, 투자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해서 재테크가 필요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오히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화폐의 실질가치가 하락하는 환경에서는 자산을 지키고 늘리기 위한 재테크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예적금만으로 자산을 관리하는 것과 주식·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
나 역시 앞으로 경제 공부를 계속할 생각이다.
물가, 금리, 주식시장, 부동산시장, 기업의 실적과 같은 경제 변수에 관심을 갖고 내가 가진 자산을 어떻게 관리할지 계속 공부할 것이다.
다만 여기에는 한 가지 균형이 필요하다.
재테크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것과 현재의 삶을 부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투자의 종교화’에 빠지지 않기
이 영상에서 특히 생각해 볼 만했던 부분은 투자가 삶의 절대적인 기준이 되는 현상에 대한 이야기였다.
경제적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경제와 세상에 관심이 많고,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바꾸려는 에너지가 있다.
그 자체는 분명 좋은 힘이다.
하지만 투자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게 커지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현재의 삶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끊임없이 더 많은 자산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에서는 다른 사람의 자산 규모와 나의 자산을 비교하기가 너무 쉽다.
누군가는 몇 년 만에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랐고, 누군가는 주식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접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평범하게 사는 것’ 자체가 뒤처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대부분의 사람은 평범하게 살아간다.
그것이 결코 실패한 삶은 아니다.
『깨달은 들짐승처럼 살기로 했다』를 읽게 된 이유

내가 이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며 영상을 몇 편 보고 있는 걸 보더니 남편이 한 권의 책을 주문했다.
바로 뉴욕털게, 한그루 저자의 『깨달은 들짐승처럼 살기로 했다』였다.
작가 한그루는 하버드대학교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페어필드 대학교 교수이다.
이 책에는 앞서 유튜브에서 이야기했던 경제적 자유에 대한 생각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여러 고민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거창한 성공론이나 자기계발서의 방식으로 삶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저자가 유튜브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상담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인이 실제로 가지고 있는 여러 고민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고민들은 상당히 현실적이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해도 괜찮을까?
돈을 얼마나 벌어야 할까?
다른 사람보다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질문들은 결국 나 역시 최근에 계속 고민했던 문제들이었다.
특히 나에게는
어느 정도까지 재테크를 해야 할까?
재테크는 언제까지 해야 할까?
부동산 가격의 격차에서 오는 불안감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라는 질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막다른 골목”

책의 표지 바로 뒷장에는 저자가 직접 쓴 짧은 문장이 있다.
이 문장을 보면서 최근 내가 겪었던 부동산 갈아타기 과정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최근 몇 달 동안 나는 부동산 갈아타기를 고민하면서 재테크를 해야겠다는 뒤늦은 결심, 과거의 선택에 대한 아쉬움, 앞으로 더 좋은 집으로 갈아타야 한다는 조급함 등 여러 감정을 경험했다.
특히 부동산 가격의 격차를 계속 바라보다 보면 마음이 불안해졌다.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앞으로 자산을 더 빨리 늘려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들이 꼬리를 물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간들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막다른 골목이라고 생각했던 곳이 사실은 문일 수도 있다는 것.
저자가 책에서 던지는 이 메시지가 유독 마음에 와닿았다.
갈아타기를 고민하기 전의 나와, 몇 달 동안 부동산과 경제를 공부하고 블로그까지 시작한 지금의 나는 꽤 달라졌다.
그동안 몰랐던 경제의 흐름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내 자산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나에게 돈과 집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그동안의 번민은 단순한 후회가 아니라 나를 조금 더 성장시킨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보통의 삶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내가 가장 경계하고 싶은 것은 ‘보통의 삶에 대한 혐오’다.
자산이 많은 사람을 지나치게 우러러보지도 않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을 뒤처진 사람처럼 바라보지도 않고 싶다.
나 역시 누군가와 비교하면서 불안해질 수 있다.
더 좋은 집, 더 많은 자산, 더 높은 수익률을 가진 사람을 계속 바라보다 보면 지금 내가 가진 것의 가치가 작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한 번쯤 현재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의 삶을 받아들이는 것과 더 나은 삶을 준비하는 것은 동시에 가능하다.
나는 앞으로도 재테크를 할 것이다.
돈을 공부하고, 투자하고, 자산을 늘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현재의 삶을 놓치지는 않았으면 한다.
경제적 자유를 향해 달려가면서 정작 지금의 삶에서는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미래를 준비하되 현재를 미워하지 않는 것.
아마 지금의 내가 생각하는 가장 건강한 재테크의 방향은 이것에 가까운 것 같다.
그리고 언젠가 이 글을 다시 읽었을 때,
‘그때의 나는 돈을 벌기 위해 살았던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돈을 공부하고 있었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